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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었다. 유튜브에 올릴 생각으로 처음 동영상을 찍었던 게 3년 전인가? 북한산에 아이폰 들고 올라가서 떠들었던게? 그 때 정말 실행력있게 했으면 지금쯤 용돈 벌이 쏠쏠한 유튜버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매번 껄무새가 되기는 싫던 차에 마침 좋은 유튜브 거리가 생각났다. 

 

* 껄무새 : 그 때 비트코인을 살껄, 그 때 그 주식을 살껄, 그 때 아파트를 살 껄 하면서 과거에 간단한 행동을 통해 현재의 부를 쉽게 이룰 수 있었을 것을 한탄하는 사람

 

유튜브 할만한 좋은 주제 없을까?

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어느날, 소화시킬 겸 나가서 걷고 싶은 마음과 밖에 나갈 준비를 하기 귀찮은 마음이 대립하던 와중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고 배부른 배를 움켜쥐고 있는 나에게 현명한 나의 부인은 유튜브에서 도쿄 도심을 걷는 영상을 보면서 집 안에서라도 간단하게 걸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었다. 요가매트 위에서의 제자리걸음이지만, 비록 영상으로라도 새로운 동네를 산책하듯이 느낌이 썩 나쁘지 않았다. 그러다가 떠오른 것이지. 굳이 얼굴이 나올 필요도 없고 특별한 준비도 필요치 않으며, 게다가 내가 제일 잘 하는 건 즐겁게 산책하는 일이 아니던가?

이거 나도 해볼만 하겠는데?

 

Walk around 콘텐츠란? 

위 사례에서와 내가 봤던 영상을 이제 'Walk around' 또는 '함께 걷기' 영상이라고 부르겠다. 

말 그대로 걷기만 하는 영상, 도심이나 자연을 1인칭 보행자 시점에서 찍은 영상이다. 걸으면서 마주하는 것들을 그대로 찍기 때문에 영상길이는 보통 10분정도는 가뿐히 넘는 편, 출연하는 인물의 말이나 행동을 적극적으로 감상하는 목적이라기보다는 도심이나 자연의 풍경과 백색소음을 편안하게 즐기는게 주 목적이다.

댓글들을 보니 이런 상황에서 이 영상들을 시청하는 것 같았다. 1) 밖에 나가고 싶은 사람이 대리만족을 위해서 돌아다니는 영상을 본다거나, 2) 헬스장에서 걷기 운동이나 달리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야외에서 운동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본다거나, 3) 아니면 갈 수 없는 장소(특히 코로나 시대의 외국)의 모습이나 풍경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장점은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과, 영상의 진행을 위해 대본이나 콘텐츠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영상의 재미를 위한 편집이 필요없다는 점이다. 이것 다 내가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꺼려지는 것이었는데, 이런 식의 영상이라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유튜브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하다가 재미있으면 더 공들여서 해보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거니까 초라하게라도 지속할 수 있게 해야지.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영상들처럼 아주 좋은 화질의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은 당장의 기술적인 한계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신의 기존의 포맷을 약간 비틀어 보기로 했다. 어차피 백색소음으로 틀어놓는 거라면 가벼운 토크가 들어가는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구체적으로 어떤 영상들을 올릴까?

  • 유튜브 채널명 : 워키 토키
  • 업로드 주기 : 1주일에 한 개
  • 올라오는 컨텐츠 : 함께 산책하며 수다떠는 영상
  • 출연자
    • >> 워키 : 걷는 사람 (애칭: 월리)
    • >> 토키 : 말하는 사람 (애칭: 토끼)

 

그렇다! 날로먹는 유튜버가 되어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사실 영상을 하나 올렸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SZfqjfG8gw&ab_channel=walkeetalk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