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7 ONE MONTH Festival with Guitar Duo VITO 에 다녀와서

울림 소리 2018. 11. 6. 02:01

남매기타리스트 이성준씨와 이수진씨.

 

남녀의 콜라보는 남남/여여듀오보다 항상 좀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사족 : 내가 요새 좋아하는 Duo Siqueira Lima도 마찬가지네요. 여자 기타리스트 분 표정 완전 사랑스러우심. https://www.facebook.com/parisguitarfoundation/videos/1941824462755652/?pnref=story)

그런 사랑스러움 버프를 배제하고도 정말 좋은 연주.

 

늦어서 헐레벌떡 뛰어갔는데, 다행히 시간적 여유가 좀 있었음. 내부는 녹음을 위한 스튜디오로 사용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울림이 아주 좋았음. 기타 연주하기 참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좋았던 점

  1. Sound Scape 를 그려내는 역량이 탁월하다.

소리로 풍경화를 그리듯 이미지를 그리는데 능숙해 보인다. 특히 아스투리아스 - 연주자들은 이 곡이 항구와 폭풍우를 연상시킨다고 이야기 했는데, 나에게는 숲에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같은 인상을 주었다. 시원한 인상. 공포스럽지는 않은 인상. 이수진씨가 멜로디 라인은 잡고 그 위에 이성준씨가 음을 얹는 밸런스가 좋았다. 휘몰아치는 듯한 퍼포먼스(퍼포먼스라고 하면 맞나? 막 연주하면서 몸을 흔드는 것) 여름날, 숲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은 앞으로 어디가서 또 받을수 없겠지.

(짝사랑 하던 여학생을 기숙사 근처 공터에서 하릴없이 기다리는 그런 장면. 공터에 웃자란 나무들 사이로 부는 비바람. 나뭇잎의 노래. 음악은 역시 청승이지. 풀냄새가 나는, 그런 장면, 내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던 대학 시절의 한 장면 -이제는 낭만적으로 묘사되기에 충분한 시간이 흐른- 그런 장면을 재생시켰다.)

다른 누구의 아스투리아스를 들어도 그런 인상을 다시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시원한 빗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바람에 빗방울과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함께 휘몰아치는 그런 광경 그런 인상은 이제 저 음악이 아니면 다시 느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저 음악을 다시 듣고 싶다. 그러니까 5점짜리 음악

엔리오모리코네의 시네마천국 모음곡의 3곡도 참 좋았다 이건 어떤 공간을 이미지화하지는 않았지만, 감정을 잘 그려냈다. 그때의 그 감정들 설레는 마음. 사랑. 언제나 가슴 한켠에 그리움과 아련함으로 남아있는 그 감정들.

그 때의 나. 그 때의 너. - 시네마 천국 연주해보고 싶다.

 

 

그래서 결론은 이 기타 듀오는 그리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고 그걸 잘 전달한다. 자신만의 해석이 명확하고 쉽게 느껴진다. 관객에게 전달이 잘 된다. 아무 생각없이 연주하는 연주와는 천지차이다. (아스투리아스는 내가 이상한 방식으로 전달받은 경우이지만, 그건 내 주관적인 해석에 달린 문제이니까 상관이 없다. 내가 3차로 창작을 한 셈이 되겠지? 그러나 연주자의 2차 창작이 없었다면 나의 3차 창작도 없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사람들이 폭풍을 그리지 않았다면 내가 숲을 그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1. 그리고 또 역시 좋았던 곡은 종고! 내가 워낙에 좋아하는 곡이지요
  2.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독일 다니엘 만나고 사진도 찍었다. 훈남형님 독다니엘. 멋져부러, 어떻게 왔을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어찌어찌 아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 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