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강남구에는 강남동이 없고, 은평구에는 은평동이 없지만 마포구에는 마포동이 있다.

더보기

잡소리를 조금 해보자. 애초에 잡소리를 하려고 두드리는 거니까. 마포구 마포동은 행정적으로는 대부분 도화동에 속해있어 존재감이 없지만, 그래도 마포구에 마포라는 이름을 부여해준 마포가 있는 곳이다. 어떤 집단이 있는데, 그 집단의 이름을 그 집단의 구성원 중에 하나의 이름을 따서 부여하는 것은 다른 구성원에게 가혹하다. 마포구라고 규정짓고자 하는 곳에서 가장 특징적인 무언가가 마포동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마포동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용강동, 도화동, 성산동, 대흥동에게 어떤 의미일까?

 

2020년 현재, 마포동에서는 여러 카페가 성업중이다. 이 작은 동네에도 아파트와 빌라와 일터가 있기에, 시간을 보내고 카페인을 수혈할 카페는 필수적이지. 그러나 "힙한 카페"라고 할 만한 카페는 의심의 여지 없이 단 두 곳이다.

그중 한 곳은 채그로, 다른 한 곳은 뜨랑블랑이다.

 

 

채그로

의 장점은 한강뷰다.

 

2019.07 아마 가오픈이거나 오픈한지 얼마 안 되어서 였을 것이다 사진처럼 식당을 겸하고 있었다. 지금은 구조가 약간 바뀌었다.

 

이건 대체하기가 참 어려운 장점이다. 이 한강뷰를 위해 밥값을 내고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전반적으로 공간이 트여있고 잘 꾸며져 있다. 이런 뷰를 누릴 수 있는 것만으로 사실 엄청난 메리트가 있지. 

 

채그로의 특징은 '북카페'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을 도서관처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아, 이 책은 모두 판매용이다. 누가 이런 카페에 와서 책을 사겠냐만, 한번 더 생각해 보면 여기서 책을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도서정가제 때문에 인터넷에서 사도 10%만 깎아 주는데 여기서도 10% 할인을 해주고, 다른 사람의 손을 탄 책일 것 같지만 사실 누가 여기서 책을 보겠어, 그냥 다들 한번 들춰보고 마는 거지. 책을 좀 읽는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도 여기서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북카페를 표방해서인지 책과 관련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럼 그렇지. 이 입지에서 아무리 밥 먹는 금액으로 커피를 판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아쉽겠지. 책과 관련된 강연이나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단점은 뭔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이런 곳은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는 아무개 사장님께서 책 읽기와 관련된 힙한 무언가가 트렌드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 한 번 만들어본 느낌이다. 고민이 부족한 느낌. 이 곳은 서점인가? 카페인가? 아니면 또 다른 그 무엇인가? 도서검색대가 없으면 서점이 될 수 없다.

 

서점이 아니라면 카페인데, 공간이 좀 중구난방이다. 이 카페는 크게 두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신발을 신는 곳과 신발을 벗는 곳이다. 신발을 신는 곳은 천장과 벽과 의자와 책상이 놓여있는, 가장 디폴트의 상태의 공간이다. 뷰는 제일 좋은데 냉방이 안 되어서 덥다.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곳은 뷰는 조금 아쉽지만 층고가 높은 목재 가구로 된 인테리어가 편안하다. 두 공간의 결이 너무 다른데 서로 다르게 예쁜 것이 아니라 좀 난감하게 느껴진다. 서로 다른 두 가게 같다.

 

이곳의 큰 장점은 차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에 치면 연관검색어에 채그로 주차라고 나온다. 애초에 타겟이 동네카페가 아니다. 지하철에서 광고 하는데 뭐. 한강뷰는 정말 힘이 세군. 나같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살면서 단 한번 이곳을 방문한 그 누군가가 한번 우와~ 하기 위한 공간이 이곳이다. 그리고 그 우와~는 진짜일 가능성이 높다. 나도 그랬으니까.

 

파는 것은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다. 커피, 음료, 케이크 류. 좀 비싼 편. 한강뷰 값이라고 생각하자

 

이하 채그로 사진

 

2020. 08 오늘의 채그로
2020 07 저녁의 전경
2020.07 야경

 

 

 

 

 

 

뜨랑블랑

은 디저트가 맛있다.

 

오픈 즈음에

 

이 곳은 나름대로 애착이 있는 곳인데, 내가 마포구에 자리를 잡을 2018년 그 무렵 내가 이사 오고 나서 거의 일주일 차이로 개업한 카페이기 때문이다. 좋은 곳이라고 하지만 10개를 찍으면 음료를 무료로 주는 쿠폰을 딱 두 번 써먹어 본, 그리 자주 오지는 못하는 카페다.

 

자주 못 오는 이유는 퇴근하고 오면 곧 문을 닫기 때문이다. 거의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 그럴 것 같다. 한 달에 한두 번쯤은 문을 닫는다. 이곳도 애초에 타겟 고객군이 나는 아니다. 영업 초기에는 화훼 관련 수업을 열기도 했다. 아마도 인근의 회사 안 가는 동네 사람(아마도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것 같다. 

 

뜨랑블랑은 식물들이 가득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식물들이 많으면 뭔가 가만히 있어도, 활기차지는 않아도,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직접 식물들을 가꾸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이곳에 오면 숲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 가만히 앉아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 기분이 좋다. 책도 몇 권 비치되어 있어서 읽기에 좋다.

 

이곳의 사장님은 외국에서 살다와서 별난 것들을 만들어 드시는 옆집 아주머니 같은 느낌이다. 애초에 뜨랑블랑이라는 이름 자체가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설명 따윈 없다. (인도네시아어인 것 같다. 설명따윈 없으니 영원히 알 방법은 없다.) 그냥 뜨랑블랑인 곳이다. 그런 게 멋짐.

 

그 외에도 여러 문화행사 같은 걸 한다. 작년에는 1주년 기념이라고 다육이랑 엽서를 주셨다. 플리마켓을 열기도 하고 영어 말하기 소모일을 운영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사연을 받아서 음악회를 할 거라고 한다. 힙한 가게에 힙한 사람들이 몰리는 게다. 찐 힙이다

 

마포동의 힙한 카페인 것을 감안하면 비싸지는 않다. 스벅 정도. 이곳에서만 파는 여러 디저트류는 조금 비싸긴 하다. 그러나 이곳에서만 파는 디저트이기에 역시 전혀 비싸지는 않다.

 

이하 뜨랑블랑 사진

 

뜨랑블랑 내부, 깨어진 벽 안쪽의 식물들은 가끔씩 구성이 바뀐다
뜨랑블랑의 인기메뉴 뜨랑블랑
귀여운 잔에 담겨 나오는 비엔나커피

 

 

 

요약. 먼 곳에서 친구가 오면 채그로, 혼자 마실 나갈 때는 뜨랑블랑.

 

 

채그로는

 

https://place.map.kakao.com/2072126681

채그로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4다길 31 아리수빌딩 8층 (마포동 388-5)

place.map.kakao.com

http://naver.me/GqHkRm1t

채그로 : 네이버

리뷰 299 · 매일 10:00 - 22:00

store.naver.com

 

뜨랑블랑은

https://place.map.kakao.com/974376690

뜨랑블랑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4나길 42 (마포동 236-5)

place.map.kakao.com

http://naver.me/G2hZc7nb

뜨랑블랑 : 네이버

리뷰 82 · 생방송투데이 2230회

store.naver.com